아치스 국립공원
유타주의 작은 도시 모압(Moab)은 미국 서부 여행자들에게 있어 특별한 매력을 지닌 목적지이다. 특히 모압은 두 개의 세계적인 국립공원인 아치스(Arches)와 캐니언랜즈(Canyonlands)의 관문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미국 남서부 특유의 붉은 사암 지형과 거대한 암석 아치, 광활한 사막 풍경이 펼쳐지는 지역이다.
아치스 국립공원은 무려 2,000개 이상의 자연 암석 아치를 보유한 독특한 공원으로, 유타주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이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는 단연 ‘델리케이트 아치(Delicate Arch)’다. 자연이 수천만 년에 걸쳐 만들어낸 이 아치는 마치 고요한 예술작품처럼 사막의 한가운데 우뚝 서 있다. 특히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는 햇빛에 반사되어 아치가 붉게 물들며, 방문객들은 경이로움에 말을 잃곤 한다.
공원 내에는 다양한 하이킹 코스가 준비되어 있어 초보자부터 숙련된 여행자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짧은 산책길부터 하루 종일 걷는 루트까지 선택의 폭이 넓고, 트레일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기암괴석과 광활한 사막은 어느 각도에서 찍어도 그림엽서 같은 장면을 연출한다. 아치스는 단순한 자연경관을 넘어, 지구의 오랜 시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소라 할 수 있다.
캐니언랜즈 풍경
아치스 국립공원에서 남서쪽으로 약 40분 정도 운전하면 또 하나의 숨겨진 보석, 캐니언랜즈 국립공원에 도달한다. 이곳은 미국에서도 가장 광활한 협곡 지대를 자랑하며, 콜로라도강과 그린강이 수백만 년에 걸쳐 깎아낸 거대한 협곡과 고원이 이어진다.
캐니언랜즈는 크게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Island in the Sky), 니들스(The Needles), 메이즈(The Maze) 세 구역으로 나뉘며, 각각 고유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아일랜드 인 더 스카이는 모압에서 접근이 가장 쉬워 일반 여행자들이 주로 찾는 구역이다. 이곳의 주요 전망대에서는 수십 미터 아래로 펼쳐진 협곡과 땅의 균열들이 마치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해뜨기 직전 방문하면, 메사 아치(Mesa Arch)를 통과하는 아침 햇살이 아치를 붉게 물들이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장면은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피사체로 여겨지며,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밤이 되면 캐니언랜즈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인공조명이 거의 없는 이 지역은 세계적인 ‘다크 스카이’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쏟아질 듯한 별들과 은하수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 중 하나다.
야외 액티비티 체험
모압의 진짜 매력은 이 두 국립공원뿐만 아니라, 도시 전역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야외 액티비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곳은 단순히 자연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장 대표적인 체험은 바로 오프로드 투어다. 헬스 리벤지(Hell’s Revenge)와 같은 트레일에서는 전문 가이드와 함께 ATV나 4륜 구동 차량을 타고 바위와 모래 언덕을 넘나드는 스릴 넘치는 체험이 가능하다.
또한 모압 인근을 따라 흐르는 콜로라도강에서는 카약, 급류 래프팅 같은 수상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계곡 사이로 굽이치는 물길을 따라 노를 저으며 내려가다 보면, 도시의 소음은 물론이고 시간마저 잊게 된다. 여기에 사막 위 암벽 등반과 마운틴 바이킹까지 더해지면, 모압은 그야말로 아웃도어 애호가들에게 천국과 같은 도시로 거듭난다.
여행 시기 또한 중요하다. 여름철 낮 기온은 40도 이상으로 치솟기 때문에, 봄(4~5월)과 가을(9~10월)이 가장 쾌적한 여행 시기로 꼽힌다. 이 시기에는 날씨가 안정적이며, 하늘도 맑아 대부분의 야외 활동을 즐기기에 최적이다. 모압은 도시 규모는 작지만, 자연과의 깊은 교감과 활동의 즐거움을 동시에 제공하는, 진정한 미국 서부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