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의 도시로 알려진 밀라노(Milano)의 중심에는 단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집니다. 바로 도무 광장(Piazza del Duomo). 눈부신 흰 대리석 첨탑이 하늘을 찌르듯 솟은 밀라노 대성당(Duomo di Milano)이 광장 한가운데를 지키고, 그 주변을 역사적 건물과 현대적 상업 공간이 둘러싸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탈리아의 심장을 만들어 냅니다.
1. 도무 광장의 기원과 역사
도무 광장은 14세기 후반, 비스콘티(Visconti) 가문이 대성당 건립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공간입니다. 밀라노 대성당은 완공까지 600여 년이 소요되었고, 그 과정에서 광장은 종교·정치·사회적 행사의 중심지로 발전했습니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신고딕 양식이 혼재된 대성당 외벽만큼이나, 광장 역시 시대별 재건과 확장을 거쳐 오늘날의 웅장한 규모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2. 건축적 하이라이트
- 밀라노 대성당(Duomo di Milano) – 길이 157m, 너비 92m의 거대한 고딕 양식 성당. 135개의 첨탑과 3,400여 개의 조각상이 외벽을 장식합니다.
- 갤러리아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Galleria Vittorio Emanuele II) – 19세기 말 세워진 아치형 유리 돔 아케이드로, 고급 브랜드 숍과 카페, 모자이크 바닥이 유명합니다.
- 왕궁(Palazzo Reale) – 과거 롬바르디아 총독부 건물로, 현재는 미술 전시가 열리는 문화센터로 활용됩니다.
- 아르헥살레(Arengario) – 파시스트 시기에 건립된 모더니즘 양식의 건물로, 현재는 노보센토 미술관(Museo del Novecento)으로 운영됩니다.
3.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광장 풍경
이른 아침에는 보슬비를 머금은 대리석이 한층 차분한 빛을 띠며, 관광객이 적어 광장을 독차지한 듯한 여유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정오 무렵이면 유럽 각지에서 몰려든 여행객, 노천 카페의 에스프레소 향, 거리 악사의 연주가 어우러져 활기가 최고조에 달합니다. 해질녘에는 붉은 노을이 대성당 첨탑에 반사되어 황금빛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밤에는 은은한 조명이 하얀 대리석을 비추어 ‘대리석 궁전’ 같은 장관을 선사합니다.
4. 도무 광장에서 꼭 할 것 5가지
- 대성당 옥상(테라스) 오르기 – 엘리베이터(또는 계단)로 올라가면, 첨탑 사이를 거닐며 밀라노 시내와 알프스 산맥까지 조망할 수 있습니다.
- 갤러리아 카페 투어 – 내부 모자이크 바닥의 ‘황소의 남성부위’ 위를 뒤꿈치로 돌면 행운이 온다는 재미난 전통을 체험해 보세요.
- 노보센토 미술관 관람 – 피카소·모딜리아니·보초니 등 20세기 이탈리아‧유럽 현대미술 컬렉션이 풍성합니다.
- 밤의 대성당 사진 촬영 – 삼각대를 챙겨 황금 조명 아래 새하얀 첨탑을 장노출로 담아보세요.
- 라 스칼라 극장(Teatro alla Scala)까지 산책 – 광장에서 도보 5분,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을 관람하거나 외관만이라도 감상해 보세요.
5. 여행 팁 & 유의사항
성수기(5~9월)에는 대성당 출입 대기줄이 길어지므로 사전 온라인 티켓 구매가 필수입니다. 옥상 테라스에 오를 때는 무릎·어깨를 가린 복장을 착용해야 하며, 금속 탐지 보안 검색이 진행됩니다. 광장 주변 노점상·스카우터(셀카봉·우산 판매)와 가격 협상 시 바가지를 주의하세요. 야간에도 관광객이 많지만, 소지품은 몸 앞에 착용하고 인파 속 지갑·휴대폰 관리에 신경 써야 합니다.
6. 밀라노의 심장, 시간을 걷다
도무 광장은 밀라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한눈에 담긴 무대입니다. 고딕 대성당의 기품, 19세기 아케이드의 우아함, 현대적 쇼핑 문화와 길거리 예술이 어우러져 도시 전체를 압축한 듯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한낮의 햇살, 석양, 밤하늘 아래 조명까지—어느 순간에도 감탄을 자아내는 이곳은 밀라노 여행의 출발점이자 종착지로 손색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