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도시라 불리는 절벽마을, 이탈리아 치비타 디 반뇨레조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모습. 안개가 자욱이 깔린 아침이면 마치 공중에 붕 떠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이탈리아 중부의 숨은 보석, 치비타 디 반뇨레조(Civita di Bagnoregio)입니다.
‘죽어가는 도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이 마을은 시간이 멈춘 듯한 아름다움으로 수많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습니다. 자동차로는 접근할 수 없는, 오직 한 줄기 다리 위를 걸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이곳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장소입니다.
🏞️ 절벽 위에 떠 있는 고대 도시
치비타는 라치오(Lazio) 주의 언덕 위, 바람과 비로 인해 점점 침식되는 투파석 절벽 위에 지어진 도시입니다. 약 2500년 전 에트루리아 시대부터 존재해온 이 마을은 로마 시대를 지나 오늘날까지도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죠.
특히, 마을을 지탱하던 주변 암석이 무너지면서 원래 연결되던 지역과 단절되어, 이제는 긴 인도교 하나만이 유일한 통로입니다. 이 독특한 지형 덕분에 치비타는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도시처럼 보이며, 영화나 광고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합니다.
🚶 오직 걷는 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곳
도시 입구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마지막 300미터는 오직 도보로만 접근이 가능합니다. 가파른 경사와 뜨거운 햇살 속을 걸어가야 하지만, 그 끝에 펼쳐지는 풍경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을 줍니다.
마을 입구에서는 소박한 입장료(약 5유로)를 내고 들어가야 하며, 안으로 들어가면 중세 그대로의 돌담, 작은 광장, 천천히 흐르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 소박함 속의 여유를 즐기다
치비타에는 상점이나 번화가가 없습니다. 단 몇 개의 전통 식당, 와인 바, 수공예 기념품 가게가 있을 뿐이죠.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이 도시의 매력입니다. 관광객이 많지 않아 조용하고,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갑니다.
작은 테라스에 앉아 현지 와인 한 잔과 파스타를 즐기며 절벽 너머 언덕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은,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난 진정한 쉼이 됩니다.
📌 여행 팁
- 위치: 로마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기차+버스 환승)
- 입장료: 약 5유로 (현장 구매)
- 최적 시기: 봄(4~6월) 또는 가을(9~10월)
- 추천 일정: 당일치기 또는 근처에서 1박
- 팁: 아침 일찍 도착하면 관광객이 적고 안개 낀 풍경을 볼 수 있음
고요함과 경이로움이 공존하는 곳, 치비타 디 반뇨레조. 이곳을 찾는 순간, 우리는 문명의 속도에서 잠시 내려와 천천히 사라지는 마을에서 천천히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