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동쪽 끝에 위치한 햄프턴스(Hamptons)는 한여름이면 도시의 분주함을 떠나 자연과 휴식을 찾는 사람들로 붐비는 고급 휴양지이다. ‘부자들의 해변’이라는 별칭이 붙을 정도로 세련되고 조용한 이 지역은 뉴욕에서 차로 두세 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맨해튼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가, 금융인, 유명 인사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햄프턴스는 여러 작은 마을들의 집합으로, 그중에서도 이스트 햄프턴(East Hampton), 사우스햄프턴(Southampton), 사그 하버(Sag Harbor), 몽턱(Montauk) 등이 유명하다. 각각의 마을은 특색 있는 분위기와 매력을 지니고 있어, 휴양뿐 아니라 예술, 문화, 자연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손꼽힌다.
고요하고 품격 있는 해변의 풍경
햄프턴스의 해변은 그야말로 조용한 여름을 상징한다. 넓은 백사장과 완만한 파도, 해가 길게 내려앉는 지평선까지, 그 모든 요소가 휴식을 위한 완벽한 배경을 만들어준다. 대표적인 해변인 코퍼스 비치(Coopers Beach)와 메카닉 비치(Meadow Lane)는 청결한 환경과 한적한 분위기로 유명하며, 여름 주말이면 고급 파라솔과 선베드 위에서 독서를 하거나 와인을 즐기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 지역은 과도한 상업화가 제한되어 있어,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유지하려는 주민들의 의식 또한 높은 편이다. 공공 해변 외에도 프라이빗 해변이나 별장 전용 접근 구역이 많아 일반 관광객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그만큼 고요한 분위기를 보존하고 있다.
예술과 문화를 품은 마을의 깊이
햄프턴스는 단순한 여름 휴양지를 넘어서, 예술적 감성과 문화적 깊이를 동시에 갖춘 지역이다. 이스트 햄프턴에는 세계적인 갤러리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여름 시즌 동안에는 작가 초대전과 아트페어, 야외 전시 등 문화 행사가 풍성하게 펼쳐진다.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예술관, 작은 도서관, 독립 서점 등은 도시와는 다른 차원의 감각을 제공한다.
햄프턴스의 계절을 즐기는 법
햄프턴스를 가장 즐기기 좋은 계절은 단연 여름이지만, 늦봄과 초가을의 햄프턴스도 그에 못지않게 매력적이다. 여름 성수기를 피해 한적한 시기에 방문하면, 조금 더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지역의 진면목을 체험할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시골길을 따라 달리거나, 파머스 마켓에서 직접 고른 식재료로 요리를 해 먹는 등의 소박한 일상도 이곳에서는 특별하게 느껴진다.
햄프턴스는 단순히 유명한 사람들이 찾는 고급 휴양지가 아니다. 잘 정돈된 자연, 사람의 손이 덜 닿은 듯한 조용한 마을, 그리고 문화적 감수성을 충족시켜주는 다양한 공간들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그 안에서의 하루는 유행을 따르지 않으며, 오히려 시간을 천천히 되돌리는 듯한 감정을 남긴다.